상대가 저장된 이름과 전화번호를 줄줄이 보내왔다면 단순한 말싸움으로 넘길 장면이 아닙니다. 특히 영상통화 전에 출처가 불분명한 앱을 설치했고 연락처·사진·파일 권한까지 허용했다면, 연락처피싱협박은 주소록이 이미 넘어간 상황을 전제로 대응해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건 가해자의 말에 답장을 잘하는 법이 아니라, 탈취된 정보가 어디에 쓰일 수 있는지부터 정리하는 일입니다.
저장한 이름 그대로 보였다면 허세로 보기 어렵습니다
공개된 SNS 팔로워를 보고 지인을 추정한 경우와 휴대폰 주소록을 빼낸 경우는 다릅니다. 가해자가 ‘엄마’, ‘팀장님’, ‘거래처 김○○’처럼 내 휴대폰에 저장한 명칭 그대로 보여줬다면 실제 연락처 데이터가 확보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악성 앱 설치 후 주소록 권한까지 열어줬다면 “몇 명만 안 것 아닐까”라고 범위를 줄여 생각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카페에 공유된 사례에서도 앱 설치와 링크·코드 입력 뒤 수십 명에서 백여 명의 지인 목록이 협박에 사용됐고, 가족·직장·거래처가 구체적으로 언급됐습니다.
협박받는 휴대폰으로 계정 점검부터 하지 마세요
수상한 앱이 남아 있는 기기에서 메일이나 SNS 비밀번호를 다시 입력하면 추가 정보가 노출될 여지가 있습니다. 우선 해당 앱의 추가 실행을 멈추고, 가능한 경우 통신 연결을 줄인 뒤 안전한 다른 기기에서 주요 계정의 로그인 기록과 비밀번호를 확인하는 순서가 낫습니다.
다만 겁이 난다고 곧바로 초기화하거나 앱과 채팅을 전부 지우지는 마세요. 설치 파일명, 링크 주소, 허용했던 권한, 오류 화면이 이후 피해 경로를 판단하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보여준 대상과 말로만 거론한 대상을 나눠 적으세요
연락처협박 메시지에는 실제 목록 화면과 과장된 문장이 섞여 있습니다. 화면에 직접 나온 이름, 가해자가 “보냈다”고 주장한 대상, 실제 수신이 확인된 사람을 따로 적어두면 피해 범위를 훨씬 정확히 볼 수 있습니다.
회사 사람을 언급했는지, 가족부터 보내겠다고 했는지, SNS 계정이나 단체방까지 알고 있는지도 함께 남겨두세요. “전부 뿌렸다”는 한마디와 실제 전송 흔적은 같지 않지만, 주소록이 탈취됐다면 추가 발송 수단을 가진 상태라는 점은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삭제 버튼보다 먼저 이어지는 화면을 남겨야 합니다
상대 프로필 한 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앱을 보내온 대화, 설치 시각, 영상통화 기록, 연락처 목록을 보여준 장면, 계좌나 코인 주소, 입금 제한 시간을 말한 부분이 앞뒤로 이어지게 보관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미 송금했다면 그 내역도 빼지 마세요. 연락처피싱협박은 한 번의 요구로 끝나지 않고 ‘삭제 비용’, ‘복구 비용’, ‘마지막 확인금’처럼 명목을 바꿔 다시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반복됩니다.
입금했다고 복사된 주소록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가해자가 “돈을 보내면 연락처와 영상을 지운다”고 말해도 삭제 여부를 피해자가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오히려 송금 가능한 사람으로 판단해 요구 금액을 높이거나 다른 계정으로 다시 연락할 수 있습니다. 실제 자료에서도 첫 입금 뒤 추가 금전 요구가 이어진 흐름이 확인됩니다.
연락처협박 대응은 영상을 지울 수 있다는 약속을 사는 일이 아니라, 이미 확보된 연락처와 계정·기기 상태를 기준으로 추가 피해를 줄이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라바웨이브는 협박 메시지, 상대 계정, 링크와 앱 설치 정황, 권한 허용 내역, 연락처 제시 방식과 실제 전송 흔적을 함께 살펴 위험도를 점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무엇을 설치했고 누구의 이름이 화면에 나왔는지부터 차분히 정리해야 다음 조치가 구체적으로 잡힙니다.